Fable Co. rebrands TQA — AI 영역을 위한 가변 아이덴티티 시스템
Fable Co.가 AI 인프라 회사 TQA의 리브랜딩을 맡아, 정형화된 카테고리가 없는 신생 영역에서 작동하는 가변적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제시했다. 고정된 로고 대신 컨텍스트에 따라 모양을 바꾸는 마크와 모듈식 그리드로, 변화 자체를 브랜드 언어로 끌어들였다.
AI라는 분야는 아직 자기 규칙을 쓰는 중이다. Fable&Co.는 이 미완성을 약점으로 두지 않고, 시각 언어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변형은 활자가 잡고, 정체성은 함께 자란다.
영국 Brighton과 London을 오가는 스튜디오 Fable&Co.가 — Creative Director Ross Davison의 주도로 — AI 자동화 컨설팅사 TQA의 리브랜드를 맡았다.
TQA는 2020년에 자동화 도구 도입을 돕는 작은 컨설팅사로 시작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200명 넘는 전문가 팀을 꾸렸고, UiPath·Databricks·Microsoft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AI 에이전트 영역까지 사업이 확장됐다. 그런데 회사의 시각 정체성은 여전히 초창기 그대로였다. 외부에서 TQA를 보면 — 이 회사가 얼마나 컸는지, 어떤 영역까지 다루는지 알아채기 어려운 상태.
그래서 클라이언트가 Fable&Co.에 던진 브리프는 짧고 명확했다 — "TQA를 새로 만들지 말고, 지금의 TQA가 어떤 회사인지 그대로 보여달라." 회사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리브랜드하지 말고, 이미 가지고 있는 폭과 역량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라는 주문이었다.

정의되지 않은 분야를, 그대로 정체성으로
이번 작업의 출발점은 TQA 창업자의 한 줄이다 — "모두가 AI 에이전트를 호기심으로 시도해보지만, 실제 운영 단계까지 끌고 가는 곳은 거의 없다." 즉 AI 에이전트라는 분야가 — 아직 "이런 일을 이렇게 한다"는 표준이 잡히지 않은 상태라는 진단이다. 룰이 매주 새로 생기고, 어제의 best practice가 오늘은 옛것이 되는 자리.
Fable&Co.는 이 "정해지지 않음"을 약점이 아니라 시각 언어의 본질로 가져왔다. 그래서 고정된 로고 대신 — 상황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가변 마크, 그리고 케이스마다 다르게 조합되는 모듈식 그리드. 디자인 가이드도 단순한 매뉴얼이 아니라, 새 디자인이 그 안에서 자유롭게 자라날 수 있는 틀에 가깝다. "이렇게 만들어라"가 아니라 "이 범위 안에서 만들어라"라는 식으로 작동하는 셈이다.

AI의 흔한 시각을 거부한다
Davison의 결단은 단순했다 — AI를 직접 그리지 않는다. 홀로그래픽 이펙트, 네온, 파란 글로우, 노드와 선으로 그려진 인공지능 도식 — AI를 다룬다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이런 시각 장치들을 다 피한다. 대신 빛, 깊이, 움직임 같은 추상적 변수만 남긴다.
그가 정리한 네 가지 원칙은 이걸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 자연광의 현상, 강한 대비, 단순한 디지털 환경, 그리고 모션을 정체성의 핵심으로 다루기. 모두 AI가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AI가 가진 성격을 전달하는 도구다.
결과물은 그라데이션과 글래스 모피즘의 조합이다. 어두운 바탕 위로 빛이 천천히 흐르는 인상 —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모양이 변하는 느낌이, AI 분야가 가진 "정해지지 않고 계속 진화 중인" 성격을 그대로 옮긴다. 흔한 AI 클리셰를 의식적으로 우회한 결정 — 그 자체가 이 작업의 서명이 된다.

가변성을 받치는 기둥 — TWK Everett
시스템 전체가 변형 가능하다면, 무언가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 그 역할은 활자가 맡는다. TWK Everett이 시스템 전반의 기준 폰트로 — 즉 어떤 상황에서도 바뀌지 않는 기준점으로 — 채택됐다. 그래픽이 매번 다르게 보여도, 활자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목소리를 낸다.
이 짝짓기 덕분에 가변성이 불안정함으로 읽히지 않는다. 그래픽이 매번 다른 게 — 브랜드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 "이 브랜드는 계속 살아 움직이는구나"라는 인상으로 읽힌다. 활자가 그 위에서 "그래도 같은 TQA다"라는 보증을 함께 보내는 셈이다.

카테고리와 함께 자라는 시스템
이 시스템이 영리한 지점은 —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다. AI 분야가 1~2년 후 더 성숙해지면 새 어휘, 새 시각 표현, 새로운 사용 맥락이 계속 생길 텐데, 시스템이 그걸 받아들일 수 있게 처음부터 비워둔 자리가 있다. 그라데이션이라는 안정된 기반 위에 새 메시지를 얹어도 — 기존 시스템과 충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흡수된다.
이 결정은 비즈니스 자리에서도 영향을 준다. TQA는 이제 더 이상 "자동화 도구 도입을 도와주는 회사"가 아니라, "AI 분야가 어떻게 작동할지를 클라이언트와 함께 만들어가는 회사"로 위치가 바뀐다. 그래서 영업 대화도 자연스럽게 다른 자리에서 시작된다 — 견적과 기능을 비교하는 자리가 아니라, 전략과 방향을 같이 논의하는 자리.

결정의 분기점
이 작업의 결단은 두 층위에서 동시에 작동한다.
표면에서는 AI의 흔한 시각 어휘를 거부한다. 홀로그래픽, 네온, 파란 글로우, 노드와 선으로 그려진 인공지능 도식 — 이런 직접 묘사를 다 피하고, 빛·깊이·움직임이라는 추상적 변수만으로 "AI가 가진 지능의 느낌"을 시각화한다. 흔한 클리셰를 회피한 결정 자체가 이 작업의 서명이 된다.
구조에서는 더 깊은 결정이 있다. AI 분야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 약점이 아니라 시각 언어의 출발점으로 다룬다. 그래서 디자인 가이드도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함께 자라는 시스템"이 된다.
다른 작업이 가져갈 수 있는 것
이 작업이 다른 작업과 구분되는 세 가지 결정이 있다.
이 세 결정은 — 분야가 빠르게 변하는 모든 작업에 옮겨갈 수 있다. 특히 신생 영역의 클라이언트일수록, "완성된 시각"보다 "자라는 시스템"을 주는 쪽이 더 오래 작동한다.
같은 흐름 안의 옆자리
2025–26 사이 가변 아이덴티티 흐름에는, 비슷한 결정을 한 작업이 여럿 있다.
분야는 다 다르다. 그런데 결정의 방식은 같다 — "어떤 완성된 결과물을 줄까"가 아니라 "어떻게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줄까"로 작업의 출발점이 옮겨가는 패턴.
뜯어보기
고정 로고 폼팩터 대신 컨텍스트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 가변 마크를 채택해, '미확정 카테고리'를 시각 언어로 표현했다.
모듈식 그리드와 시스템 룰셋이 강조돼 디자인 가이드 자체가 일종의 운영체제로 기능하도록 설계됐다.
컬러·타이포는 절제된 모노크롬과 모듈러 산세리프 조합으로, 시스템의 가변성을 받쳐주는 중립적 베이스 역할을 한다.
GC의 시선
새로운 카테고리를 정의해야 하는 클라이언트(특히 AI·헬스테크)에는, 고정 형상보다 시스템 룰을 만드는 접근이 더 효율적임을 보여주는 사례. 그란데클립의 변동성 큰 카테고리 작업에서 가변 시스템 설계를 검토해볼 만하다.
참고자료
The Brand Identity · the-brandidentity.com



